정신없이 집 안 곳곳을 헤집고 다녔다.
안방 화장실을 대충 청소하고
안방의 쓰레기를 청소한 뒤,
주방을 청소하고 냉장고의 상한 음식들을 처리했다.
내 방의 옷들도 청소해야 하는데
저것들은 손이 잘 안간다
이유가 뭘까
옷에 대한 부담감
옷에 대한 두려움
옷을 제대로 챙겨주지 않는 부모님에 대한 원망
이런 게 있는 것 같다
그래서 선뜻
옷장 정리를 해놓지 못하는 것 같다
(한달 전 쯤, 방 도배를 다시 하느라 옷장의 옷을 베란다에 빼놓았는데, 그 옷의 절반정도를 아직 정리하지 않고 있는 상황)
그러면서 간단한 미술 도구를 정리하고
다 쓴 노트도 분리해서 버렸다.
중고로 팔 책들이 두 권 있어서
판매 사이트에 들어가
제품 정보를 수정하고 가격을 낮췄다.
최대한 빨리 팔릴 것이다.
꼭 필요한 사람들에게
왜 나에겐
옷에 대한 부담감이 있고
옷을 제대로 갖춰입지 않으면
버림받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을까?
몸에 대한 수치심일까?
원인을 알고 싶어진다
안좋은 자세와
무력한 정신상태로
몸이 좀 굽고
안좋게 보이니깐
옷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것 같다
몇 년 전에는 살집도 있었던 터라
더욱 그랬던 것 같다
물살 때문에 뭘 입어도 태가 안나고
자존감도 낮고 이러니
추리닝 이런 것만 입고 이랬던 것 같다
(물론 지금도 마찬가지다. 하지만 그 때에 비하면 옷이 늘긴 했지.)
결국
내면에서 마주하는
낮은 자존감의 나와
수치심을 놓아보내지 못하고 있는
내면의 나를 마주하면
해결될 사안인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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